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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반려동물

평창 5일장

by 솜니퍼 2020.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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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는 5일, 10일 이렇게 5일장이 열리는데 이 곳에 살게 된 후로 장날이면 필요한 것도 없는데 괜히  들떠서 신랑한테 빨리 나가 보자고 조를 만큼 저는 장터구경을 재미있어 합니다. 저희 남편은 "뭐 필요한 것도 별로 없잖아?" 하면서 안 나가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눌님들의 권력이 수직상승하는 현상은 저희 집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서방님도 할 수 없이 따라나서곤 하지요.

평창버스터미널

평창의 장터는 시외버스 터미널 앞의 공터와 상가거리인데요, 대부분의 장터가 시외버스 터미널을 중심으로 열린다는 걸 여기 살면서 알게 됐어요. 산골에서 들고 나시는 분들이 많으니 교통이 편리하고 이동이 번거롭지 않은 터미널 앞 공터가 장터로 변신하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인 이치인데 왜 저는 몰랐을까요~^^

평창5일장

장터, 전통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이불들이에요. 요즘 기온이 내려가서 이곳은 벌써 겨울 느낌이라 예전 같으면 이 이불집이 대단히 붐볐어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이불집 뿐만 아니라 장터 전체가 상당히 썰렁해진 느낌입니다.

마늘

김장철이라 마늘 고추도 잔뜩 나와 있네요. 강원도 아니랄까봐 한 켠에 씨감자도 팔고 계십니다. 강원도 채소들은 아무래도 따뜻한 지방 것들 보다 단단하게 여무는 편이라 저장성이 좋아서 막 사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저는 이웃 농부님들이 이것 저것 필요할 사이 없이 조달해주시니  제게 필요한 것들은 아니지만 친정엄마가 살아 계셨더면 사서 보내드리고 싶다... 그랬습니다.

일바지

일바지 패션(일명 몸빼바지)을 판매하시는 두 분, 모녀 또는 고부 사이로 보입니다. 저희도 이런 일 바지는 가끔 산답니다. 닭도 키우고 텃밭도 가꾸는 농부들이니까요.

어묵 꼬치

아, 여기는 절대로 그냥 못 지나갑니다. 때가 때인지라 장은 못 찍어 먹지만 남편이랑  두어꼬치씩 해치웠습니다.

생선

어물전이에요. 주문진이 가까운 편이어서 그 쪽 생선들이 많이 들어와 꽤 싱싱한 것들을 구할 수 있어요.

젓갈

여기는 친정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젓갈 코너, 

평창장날

할머니들이 이렇게 소소하게 한 보따리씩 직접 가꾸신 것을 갖고 나와 팔며 소일하시는 모습은 도시의 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는 있지만 시골 장터라 그런지 유난히 정겨워 보이고 아주 오래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나고....

통닭

커다랗게 내걸어 놓은 먹음직스러운 통닭 그림 그대로의 모습으로 튀겨서 파는 찐 통닭집이에요. 예전에는 튀김 닭이라고 하면 전부 저렇게 통째로 튀겨서 누런 봉지에 담아주곤 했는데 한 달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했던 귀한 특식이었지요. 이 집에는 통닭뿐만 아니라 오징어튀김, 속 채운 고추튀김 등 다양한 튀김종류가 있고 꼬치 어묵도 있는데 저희는 이미 지나오면서 한 꼬치씩 했기 때문에 그냥 통과! 젊은 남자 두 분이서 열심히 자기 할 일에 몰두해 있는 모습이 왠지 찡하면서 든든하게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양말

양말, 스타킹 등을 파는 곳인데 이 집에서 양말 몇 켤레를 사서 언니랑 동생에게도 나눠 줬는데 취향이 까다로운 동생은 "이런 색의 양말을 내가 신을 줄 알고?" 하면서 언니에게 몰아줬다고 합니다. 제 눈에는 알록달록 예쁘기만 한데 시골에 살다보니 제 안목도 어쩔 수 없이 시골스러워지는 걸까요...--;; 

잡곡

잡곡을 파는 곳입니다. 이 쪽을 바라보시는 저 분이 할아버지인지 할머니인지 혹은 스님인지, 아무튼 눈빛에 범상치 않은 포스가 있어 얼른 한 장 찍고 구경은 생략 했어요. 어차피 필요한 것이 없기도 했구요.

이 집의 패션은 시골장터 치고는 좀 세련된 느낌이 납니다. 주인 아주머니도 상당히 패셔너블 하다 싶었는데 "제가 만든 옷입니다~~~!!" 하면서 호객을 하시더군요. 어쩐지~~ 달라보였습니다.

평창장날

그리고 직접 재배하신 채소들을 들고 나오셨는데 손님들이 하도 없으니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간을 떼우고 계시는 할머니들... 정말이지 이 코로나 때문에 장터 풍경이 너무 썰렁해져서 구경하는 재미도 훨씬 줄었어요. 모름지기 장터란 여기 저기 웃고 떠들고 흥정하고 때로는 싸우는 소리도 들리고 해야 제 맛인데 말입니다.

평창5일장

이 날, 저의 볼 일은 이 집에 있었어요. 미리 사서 힘들게 들고 다니지 않으려고 마지막 코스로 잡은 곳입니다. 이 쪽엔  양푼, 냄비들만 보이지만 저기 트럭 앞 쪽에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있었는데 저희는 빨간 고무다라이 두 개를 골랐습니다. 

고가구

이조 고가구 트럭입니다. 정말이지 시골 장터에는 없는 게 없어요. 손님들이 너무 없고 덩달아 상인들 수도 적어져서 좀 썰렁하긴 했지만 그래도 저는 평창 장이 서는 날이면 시간이 허락하는 한 꼭 들러봅니다. 빨간 고무 다라이 두개는 어디에 썼는지 어저께 포스팅 했는데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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