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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반려동물20

나는 왕따닭!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을 할 수 없습니다만 닭장에 갈 때 마다 까만 수탉이 (오골계 믹스, 수탉2호) 늘 혼자서 높은 곳에 올라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처음에 저 녀석이 서열이 제일 높아서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마치 라이온킹에 나오는 심바 처럼요. 그런데 알고보니 이 녀석이 왕따였습니다.그런데 저 녀석이 저렇게 혼자서 횃대 위에 있다가도 제가 들어가면 기회를 틈타서 땅으로 내려옵니다. 닭들은 겁이 많아서 배추잎이나 채소를 뿌려 주면 일단 한쪽 귀퉁이로 피신을 했다가 서서히 먹기 시작하거든요그 틈에 얼른 내려와 무리와 반대편에 있는 모이통으로 인간이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다가와서 마구마구 빠른 속도로 사료를 먹어댑니다.다른 수탉들이 9마리의 암탉들을 거느리고 이렇게 배춧잎을 뜯느라고 여념.. 2020. 12. 7.
닭대가리라고 하지 마세요. 요즘 닭장에 가면 빈 손으로 돌아 오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암탉들이 번갈아 가면서 한 두 알 씩 낳아줍니다.일전에 만들어 준 산란 둥지엔 낳지 않고 꼭 저런 모퉁이에다 흙을 살짝 파낸 다음에 낳아 놓네요. 오늘도 저 계란을 취하기 위해 닭장에 들어갔는데 수탉 3호가 제게로 막 달려옵니다.수탉 1호는 날개를 다 펴고 푸득거리면서 겁을 줍니다.이 아이들이 왜 이러는지 저는 압니다. 평소에 밥 주는 사람인 것도 아는데 이제는 알을 훔쳐가는 사람이기도 해서 고마운 사람인 것은 알지만 알은 가져 가지 말라는 경고를 하는 것입니다.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예전에 저희 부부는 계촌초등학교 관사에 거주한 적이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강사 모집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을 때에 저희 부부가 인천에 살면서 지원을 했었는데 교장.. 2020. 12. 2.
너도 이쁘고~너도 이쁘고~. 한가한 오후를 즐기고 있는데 닭장에서 희한한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치 암탉이 알을 낳을 때 내는 소리와 흡사한데 뭔가에 놀란 듯한 아니면 암탉끼리 싸우기라도 하는가 싶을 정도로 비명에 가까운 울음이었습니다.심상치 않은 느낌에 닭장으로 가봤더니 닭들이 오른쪽 편에 몰려 있어서 무슨 일인가 하고 들어가 봤는데 글쎄 노랑 양이 한 마리가 저렇게 바람막이 비닐을 찢고서 닭장 안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오니까 닭들은 고자질이라도 하듯이 고양이쪽으로 머리를 향하고 연신 "꼬꼬꼬꼬~~~옥 꼬꼬꼬꼬~~~옥 " 하며 울어댑니다.저 청계 암탉들 보세요 제가 못 봤을까봐 목을 쭉쭉 빼면서 "저기 좀 보세요~~ 저기예요 저기~~~"하고 가르킵니다."야~~너 거기서 뭐해~~~!!!" 그랬더니 저 놈 표정 좀.. 2020. 11. 27.
정선군 임계면 행복한 어린이도서관 저희 부부는 1주일에 한 번 악기 지도를 위하여 정선군 임계면에 갑니다.시골은 도시와 비교해서 문화생활을 누릴 기회가 현저히 적고 특히 예체능 과목에 대해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아서 군이나 면단위로 문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기 위해 애를 많이 쓰십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임계면 행복한어린이 도서관에서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노라고 저희를 찾아 오셨습니다. 오랫 동안 설계해 온 계획인데 계촌초등학교 별빛 오케스트라 소문을 듣고 벤치마킹 오셨다가 저희 부부가 학생들 지도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강사로 모시기로 마음의 결정을 내리셨다고 했습니다.그러나 저희는 저희가 사는 곳에서 차량으로 1시간 20분 거리에 있는 임계면까지는 너무 멀어서 매 주 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은 수업.. 2020. 11. 23.
두부가 무섭닭~!! 냉장고에 산지 오래되어서 먹기에는 찜찜하고 그렇다고 해서 상하지도 않은 것을 버리기에는 아까운 두부가 있길래 닭들에게 주려고 가져갔습니다.부수지 않고 덩어리째 놓아주고는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겁많은 닭들이 구석에 모여서 저를 경계하고 있길래 자세를 낮추고 움직임을 최소화 해 봤습니다.마침 무리에서 떨어져 있었다가 두부가 놓인 자리에 가장 가까이 있던 암탉 한마리가 " 야들아~~여기 와봐~~빨리 좀 와봐~~" 합니다" 뭔데~~뭐야~~~?~~ 위험한 건 아니야~~?" 하면서 슬금슬금 오기 시작합니다.용기가 안나는 수탉이 "야들아~~ 거기 아무래도 심상치 않으니 가까이 안가는게 좋겠다" 하고 몸을 돌이킵니다.고집 센 암탉들은 "이 허여멀건게 뭐가 무섭다고 그래요~~ 저 한심한 양반~~" 하면서 계속 관심을 보.. 2020. 11. 13.
초란 득알했습니다~~. 저희 집에 경사가 났습니다. 11월 7일에 암탉이 드디어 초란을 낳았습니다~~!!청계알 특유의 파란 빛깔을 띄고 일반 알 보다 많이 작은 싸이즈입니다.신랑님이 배춧잎 챙겨주려고 닭장엘 갔었는데 산란박스 만들어 준 곳에다 낳지 않고 사료통 옆에 낳아 놓았더랍니다. 산란통 위치를 바꾸어 보고 그래도 다른 데다 낳으면 아예 다른 산란통을 새로 만들어 넣어주어야 할 듯 싶습니다.청계알이 워낙에 작다고는 하지만 초란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더 작은 것 같습니다.계란을 사먹은 후 버리지 않고 모아둔 트레이입니다. 저기다가 하나 가득 모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이렇게 한 알 넣어두고 매일 매일 닭장을 뒤지며 며칠을 기다렸습니다. 암탉이 아홉마리이니까 하루에 다섯 알 정도만 낳아줘도 금새 한판을 채워서 이웃분들과 조.. 2020. 11. 12.
가을, 비더제엔~~~. 가을이 떠나려고 합니다. 매일 매일 산책길에서 만나던 가을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집을 나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단풍나무들, 한껏 짙은 빨간색 잎을 볼 때면 마음속까지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인도를 따라 심어진 소국이랑남의 집 대문 앞에 놓인 화분에 핀 국화를 보면서 유난히도 국화꽃을 좋아하신 아버지를 떠올리곤 했습니다.단풍이 땅아래까지 내려왔네요. 머지 않아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 줄 준비가 되었습니다.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황금 빛 낙엽.은행잎도 많이도 떨어졌습니다.은행알을 줍는 분도 계시네요.남아 있는 은행알이 마져 떨어질 때면 겨울이 저만치서 오고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김장 배추 수확이 끝난 밭에도 가을은 이별을 고하고 있었습니다.오늘 아침, 평창의 기온이 영하 6도라 하더니 산.. 2020. 11. 5.
닭장에 드리운 야수의 그림자 이 녀석이 며칠 전에 소개 드렸던 엄마 고양이에요. 자식을 몇 번씩이나 낳은 터라 이제 좀 어른이 됐으려나 했는데 가끔씩, 아니 조금 자주, 영원한 아기이자 장난꾸러기, 타고난 사냥꾼이다 싶게 고양이다운 행동을 하는 바람에 지켜보는 사람이 숨울 죽이고 킬킬거리게 될 때가 있답니다.어느날 이 녀석이 숲에 나타났어요.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 닭장 근처의 숲이라고 해야겠지요. 몇 걸음만 내 딛으면 바로 닭장이니까요.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 보입니다. 이 어른 고양이가 갑자기 이런 표정을 짓는 이유는 여기만 오면 한 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사냥감이 가득하기 때문이에요. 사실 농장 아주머니가 살뜰하게 챙겨 주시기 때문에 배가 고파서 그런 것은 아닐텐데 이 근처에만 오면 뭔가 일을 벌리고 싶.. 2020. 11. 2.
평창 5일장 평창에는 5일, 10일 이렇게 5일장이 열리는데 이 곳에 살게 된 후로 장날이면 필요한 것도 없는데 괜히 들떠서 신랑한테 빨리 나가 보자고 조를 만큼 저는 장터구경을 재미있어 합니다. 저희 남편은 "뭐 필요한 것도 별로 없잖아?" 하면서 안 나가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눌님들의 권력이 수직상승하는 현상은 저희 집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서방님도 할 수 없이 따라나서곤 하지요.평창의 장터는 시외버스 터미널 앞의 공터와 상가거리인데요, 대부분의 장터가 시외버스 터미널을 중심으로 열린다는 걸 여기 살면서 알게 됐어요. 산골에서 들고 나시는 분들이 많으니 교통이 편리하고 이동이 번거롭지 않은 터미널 앞 공터가 장터로 변신하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인 이치인데 왜 저는 몰랐을까요~^^장터, 전통시장에서만 볼 수 .. 2020.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