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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취미

내가 만든 도자기들

by 솜니퍼 2020.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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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만든 그릇들을 소개해 드릴려고 합니다. 

2017년, 냉면기

지금으로부터 29년 전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바이올린 강좌에 출강할 때 였습니다. 제 수업이 끝나면 바로 이어지는 수업 중에 "생활도자기" 프로그램이 있길래 그냥 "한 번 해볼까" 하는 기분에 끌려 시작한 그릇 만들기에 빠져 지금까지 이렇게나 기나 긴 세월동안 즐기고 있습니다.

1991년, 화병

두 번 째 작품인데 조리도구 꽂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9년 전에 만든 것이지요. 도자기 빚기는 작품의 크기가 클 수록 노련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첫 작품으로는 자그마한 소주잔을 만들었습니다만 현재 남아 있지 않습니다.

1998년, 머그잔

물론, 29년 동안 그릇 만들기를 계속 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한가지 일에 빠지면 지나치게 몰두하다가 또 한순간 지쳐서 모두 놓아버리는 타입이어서 주기적으로 쉬어주기를 반복하였답니다.

2016년, 다용도 접시

며칠이 아니라 몇년 동안 쉬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작업을 시작할 때면 손감각이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런 이유로 인하여 실력이 꾸준히 늘지는 못했습니다.

1998년, 수저꽂이

제가 조금만이라도 손재주를 타고난 사람이었더면 대가가 되어 있을 만큼의 시간을 흙과 더불어 흘러 보냈건만 최근에 만든 작품조차도 "아 멋지다~!" 라는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 만큼 졸작입니다.

1999년, 향촛대

게다가 덜렁거리는 성격 탓에 꼼꼼하게 마무리되지 못한 엉터리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졸작들을 " 투박함" 이라는 단어로 포장해 버리면 어딘가 모르게 쫌 근사해 보이기도 합니다.

1999년, 부페접시

그렇다하여 제가 도자기 만들기를 포기하거나 그릇 만들기에 대한 열정이 식거나 하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듯 합니다~^^

2009년, 양념통

2002년 초부터 2008년 말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지내게 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공백기가 있었는데 외국에서 사는 동안에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고 하면  도자기 못 만들었던  점이 꼭 들어갑니다.

2010년,냉면기

비엔나에서도  그릇을 만들 수 있는 공방을 찾으려고 애를 써봤으나 초벌해서 구비해 놓은 도자기에 저마다 그림을 그려 넣으면 재벌해서 돌려주는 공방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2016년, 머그잔

흙을 만질 때의 감촉은 무어라 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모양을 바꾸어 주는 그 고집 없음에 오랫동안 친구로 제 곁에 두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2020년, 떼샷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방과후 수업이 자주 중단되었었는데 내내 집안에 머물러야만 했던 그 지루한 시간들을 이 그릇들을 만들며 보냈습니다. 저기 왼쪽에 있는 백자기들 실물을 보면 그 색이 너무나 곱고 모양도 아담하여 몇 개 더 만들려고 합니다.

다음 번에  만드는 과정을 포스팅 할테니 기대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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