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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반려동물

별처럼 빛나는 아이들.

by 솜니퍼 2020.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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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군 방림면 계촌리에 전교생이 29명인 작은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가 운영되고 있고 저희 부부가 10년째 악기 지도를 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병설유치원에도 바이올린 수업이 개설되어 있어 초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자연스럽게 교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조그만 학교가 전교생이 오케스트라를 하는 학교로 전국에 알려지면서 계촌마을은 "클래식마을"(현대차 정몽구재단에서 후원하는  클래식 축제개최지)로 선정을 받게되고  2015년 부터 매년 클래식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마을에 설치되어 있는 야외공연장

계촌초 별빛 오케스트라는 2009년에 권오이 교장 선생님께서 부임해 오시면서 태동이 되었습니다.원래 운영되어 오던 방과후 음악과목은 바이올린 한과목이었는데  첼로 반을 추가로 운영하고  학생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주 1회이던 수업을 주 2회로 늘리고 전교생이 모두가 악기를 배우도록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계촌 스트링 오케스트라" 가 탄생하여 학생들의 연주 활동이 시작 되었습니다. (훗날 계촌 별빛오케스트라로 개명합니다)

쉬는 시간에 동요집을 펴놓고 연주도 하고 노래도 하는 학생들(2020년 현재 계촌중학교 3학년 재학생들)

2011년, 교육부에서 오케스트라 육성학교를 모집하여 대대적으로 지원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 권교장 선생님은 1억 이라는 거액 지원을 받아 더블베이스와  풀룻, 클라리넷, 타악기반을 추가로 개설하셨고 오케스트라 전담 인턴교사및 악기별 강사 모집 공고를 내셨습니다.이 때 저희 부부가  계촌초에 대한 얘기를 듣고 무척 관심을 갖고 있던 중이어서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강사모집 광고를 보게 되었고 잠깐의 고민도 없이 지원을 했습니다.남편이 그토록 돌아가고 싶어했던 고향 평창에서 뜻 있는 교장선생님과 호흡을 맞춰 시골 아이들을 지도해 볼 생각에 가슴이 벅찰 정도였습니다.그렇게 계촌 초등학교 아이들과 인연을 맺어 짧지 않은 세월을 거쳐 지금까지 왔는데 권오이 교장 선생님은 다른 학교로 발령 받아 가시면서 " 저희 교사들은 발령이 나면 학교를 떠나가야 하지만 두 분은 계속 이 곳에 남아서 계촌 별빛 오케스트라가 이어지도록 해주세요"라고 하신 당부의 말씀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실제로 지휘를 맡으셨던 교사가 다른 학교로 부임해 가신 후에는 남편이 지휘를 맡고 있습니다.

원주기독병원 "희망콘서트"

제주도 초등학교 순회연주 리허설 중

대관령 알펜시아 뮤직텐트

2011년 당시에 계촌중학교에는 오케스트라가 없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던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한 후에 악기와 담쌓고 지내게 되는 것을 안타까와  하신 권오이 교장선생님은 초등학교 예산으로 저를 파견하여서 중학교에 바이올린 수업을 지원해 주셨고 12년 2월, 중학교 졸업식에서 축하연주를 한 것을 계기로 중학교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그 당시 중학교에는 악기별로 강사를 초빙할 만한  예산이 없어서 남편이 풀룻, 클라리넷 ,트럼펫, 트롬본, 유포늄을 다 가르쳤고 학생들도 정말 열심히 해 주어서 가을  축제 때  창단연주회를 가졌습니다. 어마어마한 감동이었지요.

계촌 중학교 별빛 오케스트라 창단 1주년 기념 음악회 최종 리허설 중

2013년 새학기부터 중학교도 타악기,더블베이스반을 추가로 운영하여 초등학교에서 올라오는 학생들이 같은 악기를 계속해서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이렇게 별처럼 보석처럼 빛나는 계촌 어린이들은 음악과 함께 성장하고 있고 저희는 이 아이들과 더불어 꿈같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졸업생들,지금 대학생이 된 초창기 멤버들조차 한사람 한사람 모두 기억이 나고 사랑하는 학생들입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의 방해없이 온전한 "클래식 축제"가 열려서 많은 분들이 계촌을 방문해 주셨으면 하고요. 유치원에서부터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무려 10년 동안 무상(^^)으로 악기를 배우며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인데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취학 아동 감소 현상으로 인해 재학생 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계촌 초등학교에 전학오는 학생이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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