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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반려동물

닭대가리라고 하지 마세요.

by 솜니퍼 2020.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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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닭장에 가면 빈 손으로 돌아 오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암탉들이 번갈아 가면서 한 두 알 씩 낳아줍니다.

청계알

일전에 만들어 준 산란 둥지엔 낳지 않고 꼭 저런 모퉁이에다 흙을 살짝 파낸 다음에 낳아 놓네요. 오늘도 저 계란을 취하기 위해 닭장에 들어갔는데 

닭장

수탉 3호가 제게로 막 달려옵니다.

수탉

수탉 1호는 날개를 다 펴고 푸득거리면서 겁을 줍니다.이 아이들이 왜 이러는지 저는 압니다. 평소에 밥 주는 사람인 것도 아는데 이제는 알을 훔쳐가는 사람이기도 해서 고마운 사람인 것은 알지만 알은 가져 가지 말라는 경고를 하는 것입니다.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귀촌생활

예전에 저희 부부는 계촌초등학교 관사에 거주한 적이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강사 모집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을 때에 저희 부부가 인천에 살면서 지원을 했었는데 교장 선생님 생각에 계촌 지역에 빈집 구하기가 힘들어서 저희가 출강을 포기하게 될까봐 사용할 사람이 없어서 비어있는 관사를 내어주셨던 것입니다.)그 당시에 교장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위하여 관상용 닭 한 쌍을 학교에서 기르셨는데요 관사에 머무르는 날이 많은 저희가 자연스레 돌보게 되었답니다.그렇게 닭들이 알을 낳고 부화하고 해서 대가족이 되는 동안에 수탉이 하는 행동을 관찰해 봤었습니다. 

귀촌생활

호기심에 작대기를 들고 닭장 안을 쑤셔보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학생들이 나타나면 닭들이 최대한 닭장 안쪽 작대기가 닿지 않는 거리까지 물러 가고 수탉은 제일 앞에 서서 '꼬꼬꼬옥~~" 하면서 겁이라도 주는 것 같은 소리를 내곤 했습니다.반면에 제가 나타나면 앞쪽으로 몰려 옵니다 배춧잎 하나라도 던져 주는 사람인 것을 알아보는 것이지요. 한 번은 주무관님이 알을 꺼내 가시는데 수탉이 공격을 했습니다 "푸더덕~" 하고 날아서 공중에서 두 발 차기를 하는 바람에 그 주무관님은 다시는 닭장에 안 들어 가셨습니다~^^

귀촌생활배추 통째로 보는 것은 처음인지라 수탉이 확인하는 중


알 지킴이 뿐만 아니라 먹을 것을 주어도 생소한 형태의 것이면 언제나 수탉이 먼저 확인을 한 다음에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암탉에게 먹으라는 신호를 줍니다.햇살이  따스한 가을 날 관사 담벼락에 개미떼 처럼 붙어 있는 수천 마리의 벌레들이랑 주변에 널린 곤충들을 잡아서 넣어 주곤 했었는데 그 때 마다 수탉은 단 한 마리도 먹지 않고 암탉이랑 병아리들을 불러서 먹이는 것을 보았을 때엔 정말 찐~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귀촌생활

위험한 상황이라 판단되면 늘 수탉이 나섭니다. 암탉이나 병아리들을 따라다니면서 보호를 하고 암탉들은 최대한 수탉 뒤로 숨습니다.가장 노릇을 아주 제대로 하는 수탉들, 정말 믿음직합니다.

귀촌생활

어떠세요~~ 이제부터 우리 인간들은 머리 좋은 사람이나 가슴 따뜻한 사람을 "계두"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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